UNIST 화학과만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UNIST 화학과의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과 교수님들의 연구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 기관 연구자들과 교류했을 때, UNIST에서 일상처럼 사용하던 고등 분석장비들이 없거나 분석 스케줄을 한두 달을 기다려야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UNIST 화학과의 고등 분석장비들의 접근성과 스펙은 분명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연구했던 촉매 소재 분야 특성상 고도의 분석장비들의 활용이 연구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UNIST에서 학위를 하는 동안 우수한 연구환경을 활용하여 좋은 연구성과들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UNIST 화학과의 교수님들은 협업에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어, 수준 높은 다학제간의 융합 연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아울러 젊고 열정적인 교수님들은 수평적인 관계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개개인의 학생들을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시키기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두신다고 느꼈습니다. 이와 같은 훌륭한 연구 환경과 교수님들의 연구력과 교육관이 UNIST 화학과를 세계최고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위 기간 중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극복하였나요?
진로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학위 과정을 밟으면 또래 친구들보다 사회로 나가는 시기가 늦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연차가 쌓일수록 진로에 대한 고민과 스스로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의심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럴 때 마다 지도교수님과 공동연구를 함께 했던 교수님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연구실 동료 및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고민들은 당장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연구자로서 하루 24시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로 머리를 비우고 하루하루 연구 스케줄을 수행하며 학위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학위 과정을 밟는 후배들께서 이와 같은 고민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혼자서 고민을 떠안고 있으면 빠져나오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자칫 엉뚱한 길로 가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지도교수님과 주변 동료들과 소통을 많이 하시고, 본인이 하는 연구에 자부심을 가지고 꾸준히 수행해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졸업 후 현재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저는 2021년 2월에 UNIST 화학과 박사학위를 받고, 202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한국화학연구원의 환경자원연구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특성상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과학기술을 개발하여 자국의 과학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기후변화대응 환경기술을 다루는 팀에서 온실가스 CO2를 고부가가가치의 화합물로 변환시키는 촉매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위 과정에서 수행한 CO2 변환 촉매 디자인 및 합성과 반응 메커니즘에 관한 원천 연구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는 촉매 소재의 대량 생산화와 파일럿 실증 공정까지 스케일업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학연 학생들과 인턴 연구원들의 연구 지도에도 힘쓰며, 만족스러운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가장 보람되고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연구결과가 원하는 저널에 논문으로 출판되었을 때가 연구자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편의 논문이 출판되기 위해선 아이디어 구상, 실험과 분석, 논문작성, 그리고 동료평가(peer-review)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이 짧게는 3년 길게는 5~6년까지 걸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숱한 실험 설계와 초고를 수정하며 인고의 시간을 이겨내고, 이후 저널로부터 받은 Accept 메일은 다른 것과 비교가 안되는 희열을 느끼게 해줍니다. 논문이 출판 된다는 것은 세계적 석학들로부터 스스로가 생각한 이론과 연구 타당성을 인정 받은 것이며, 인류의 과학기술 지식 진보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기 때문에 연구자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긴 안목에서 최종적인 목표나 꿈이 있으신가요?
기후·환경 문제해결과 2050탄소중립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CCU(Carbon Capture·Utilization,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개발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실 산업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저는 다양한 CCU 기술 중에서 CO2를 바이오연료로 변환시키는 촉매 소재 기술에 관심이 있습니다. 현존하는 CCU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저의 목표는 균일 촉매와 불균일 촉매의 장점을 모두 가지는 신개념의 촉매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고, 실증 규모로의 확장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CCU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CCU 기술 혁신과 국가기술력/전략물자 확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기여하는 것이 최종 목표 입니다.
UNIST 졸업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본인이 세계 최고 연구기관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저는 UNIST 2기로 들어와 10여년 동안 학위를 하며, 몸소 UNIST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과 우수한 교수진, 그리고 열정적이고 성실한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현실에서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생 동기, 선후배들도 학교, 정부출연연구소, 굴지의 대기업에서 활약하며, UNIST의 방향성과 교수님들의 교육관이 맞았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후배들께서는 앞으로 불확실한 미래와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거듭하게 될 텐데,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면 본인이 그려온 미래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코로나 시국에 지쳐있을 후배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건네며,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후배분들을 기대하고 응원합니다.